암호화폐에 대한 낙관, 규제에 대한 비관
지난주 컨센서스를 무사히 마친 후 코인데스크 팀원들은 행사를 평가하고, 몇 가지 중요한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닉 베이커, 코인데스크 부편집장
컨센서스에 처음 참여한 사람으로서 이 행사의 규모와 의미가 무척이나 크게 다가왔다. 마치 시골에서 갓 올라온 소년이 도시의 위용에 압도당한 느낌처럼 말이다.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들이 암호화폐(가상자산)의 미래를 무척 낙관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규제 전망이 최악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것이 부분적으로 자기 선택적 편향이 작용된 결과라는 점은 알고 있다. 즉, 큰 돈을 지불하고 컨센서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니만큼 업계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암호화폐에 관한 실존적인 질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낙관론이 지배적이라는 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둘째, 대다수 내 지인들은 전통 금융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조차 이제는 암호화폐의 미래와 전통 금융을 암호화폐나 암호화폐와 관련 있는 인프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들은 지난 수년간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결코 좌절하지는 않는다. 이 점은 앞서 언급한 ‘낙관주의 정서’와 일맥상통한다.
벤 쉴러, 컨센서스 매거진 책임자
펩시코의 웹3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케이트 브래디가 한 말이 뇌리에 깊이 남는다. 펩시코는 미국 주류 브랜드에 속한다. 암호화폐 업계에 발을 들이진 않았지만, 웹3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 중인 기업이다. 브래디는 명확하지 않은 규제로 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 부분은 암호화폐 업계가 해결해야 할 핵심 문제로 대두된 부분이기도 하다. 워싱턴 정가의 국회의원이나 정책 입안자가 제시하는 지침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과거에는 이러한 논의나 이슈는 비교적 좁은 범위의 암호화폐 업계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 관련 논의는 미국 전역의 모든 기업, 웹3 개발자 모두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것은 꽤 광범위한 기반의 그룹이다. 따라서 펩시코 같은 기업이 암호화폐 정책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면, 이는 업계나 국가 차원에서 더 집중해야 할 주제다. 펩시코 측 인사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모두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워싱턴 정가의 미흡한 정책 결정, 그리고 예측 가능한 집행의 부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미국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경쟁력 전반에 대한 우려이며, 현재로서는 정말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많은 국가는 비교적 명확한 프레임워크를 갖고 있지만, 블록체인 산업의 허브라 할 수 있는 미국은 정작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점점 더 많은 사람과 조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디킬레쉬 드, 코인데스크 글로벌 정책 및 규제 담당 책임자
규제에 관한 논의에서 정말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논의가 의회 및 기타 지역에서의 규제 논의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며칠 동안 의회는 암호화폐가 범죄 및 기타 테러 지원 활동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평가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컨센서스와 동시에 가상자산 관련 청문회도 여러 차례 열렸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미국회계감사원(GAO), 뉴욕 금융서비스국(NYDFS)은 시그니처뱅크와 실리콘밸리뱅크의 파산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리는 컨센선스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규제 관련 논의를 빠짐없이 지켜봤다. 이 같은 논의가 입법이나 규칙 제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분명한 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아미토즈 싱, 코인데스크 규제 담당 기자
미국의 의회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나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같은 규제당국 모두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미국 외 규제당국은 암호화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들은 미국의 교착상태를 이용해 대놓고 접근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코인베이스 같은 기업이 미국 외 지역으로 이주하겠다고 암시하는 상황에서 그에 맞는 대비는 충분히 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자체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할 때 다른 국가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조율된 규정에 합치하기 위해 자체 규정을 조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조율된 규정이란 G20 국가들이 가상자산 업계를 성공적으로 감독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한 것을 뜻한다.
샤이엔 리곤, 코인데스크 규제 담당 기자
CFTC와 SEC의 영역 다툼을 주제로 제시 해밀턴이 진행한 세션은 무척 흥미로웠다. 토론에 참여한 두 전직 인사(한 명은 CFTC, 한 명은 SEC 출신)는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의 명확성 마련에 있어 제시하는 방향이 서로 달랐다. 브라이언 퀸텐츠 전 CFTC 위원은 의회에 해당 문제의 입법화를 촉구했지만, 댄 버코비츠 전 SEC 위원은 입법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당분간은 법 집행을 통한 규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한목소리로 동의했다. 다소 암울한 토론이었고, 이것은 가상자산 규제가 한동안은 계속해서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주제의 이 칼럼은,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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