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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스포츠정보

제주도 골프장의 위기

by Memepro 2023.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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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골프장의 위기

최근 제주도 골프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몇몇이 주장하는 ‘위기설’을 넘어, 실체가 뚜렷한 위기로 번지는 모양새다.

 

제주도 골프장 논란

수년간 이어진 코로나 시대에 대부분의 한국 골프장이 ‘코로나 호황’을 누렸고, 그중에서도 제주도는 가장 큰 수혜를 본 지역으로 꼽혔다.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기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막대한 수요가 국내 골프장으로 몰렸고,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제주도로 몰린 덕분이었다. 

 

이처럼 큰 호황을 누렸음에도, 제주도 골프장은 지난 몇 년간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그린피를 지나치게 높인 건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현상이지만 그 외에도 여러 논란이 있었다. 외지의 고객만 신경 쓰고 제주도민은 홀대한다는 논란이 있었고, 세금 논란도 여러 번 있었다. 심지어 제주도의 몇몇 골프장이 오랫동안 세금을 내지 않은 결과 지자체가 나서 매출채권 압류, 현금거래 사업장 수색, 지하수 시설 압류 봉인 조치 등 온갖 조치를 진행한 끝에 뒤늦게 골프장 측이 세금을 내는 촌극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또한, 몇몇 골프장은 환경오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제주도 골프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몇몇이 주장하는 ‘위기설’을 넘어, 실체가 뚜렷한 위기로 번지는 모양새다.

 

 

급감한 제주도 골프장 내장객

3월 16일 제주도가 공개한 ‘제주지역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 도내 골프장 32곳의 내장객은 10만 4,837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에 기록한 19만 3,897명과 비교하면 8만 9,060명이 감소했고, 비율로 따지면 45.9%나 줄었다.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도외 및 외국인 골퍼는 12만 6,766명에서 5만 6,430명으로 55.5%, 도내 골퍼는 6만 7,131명에서 4만 8,407명으로 27.9%가 줄어들었다.

 

불안정한 날씨가 큰 악재

대체 왜 이렇게 내장객이 급격히 감소했을까? 업계에서는 날씨가 큰 악재였다고 지적한다. 올해 1월 한파와 폭설이 이어지며 골프장 문을 열지 못한 날도 많았고, 그만큼 골프장 내장객도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골프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스포츠이며, 올겨울 제주도의 날씨가 유달리 혹독했던 건 사실이다.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2년 겨울철 제주도 기후 특성’ 자료를 보면, 2022년 1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제주도 평균기온은 7.2℃, 평균 최고기온은 10.4℃, 평균 최저기온은 4.2℃로 평년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온 변동이 매우 큰 불안정한 기후였다. 찬 대륙고기압으로 말미암아 12월부터 기온 변동이 컸고, 11월 대비 기온 하강 폭이 8.7℃를 기록하여 역대 두 번째로 컸다. 그만큼 ‘역대급 한파’가 자주 덮쳤고, 한파로 비행기와 여객선이 모두 통제되어 제주도를 찾은 수많은 관광객이 현지에서 발이 묶이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날씨가 제주도 골프장 내장객을 떨어뜨린 악재 중 하나라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날씨 탓만 할 수는 없다. 날씨와는 별개로 수요 감소 현상이 도드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공개한 ‘2022년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의하면, 2022년 도내 골프장 내장객은 282만 2,395명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인 289만 8,742명에 비해 2.6% 줄어든 수치다. 월별 내장객을 살피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 2022년 10월에는 6.7%, 11월 9.5%, 12월 32.2%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감소 폭도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날씨가 골프장 내장객 감소를 부채질했다고 볼 수 있지만, 날씨 탓만 할 수는 없는 셈이다.

 

 

국제 항공노선 정상화 여파

날씨만큼, 아니 그 이상의 악재로 꼽히는 건 국제 항공노선 정상화다. 덕분에 코로나 시대와는 달리 해외여행과 해외 골프가 자유로워지며, 많은 골퍼가 제주도가 아닌 동남아나 일본 등으로 발길을 돌렸다. 덕분에 일본과 동남아 골프는 현재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요금이 저렴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한국보다 국민소득이 높은 일본도 엔저 현상과 낮은 그린피 덕분에 골프장 이용 요금은 한국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에 각 여행사도 일본, 대만, 동남아 등 해외 골프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내놓는 족족 ‘대박’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엔데믹 후 첫 번째 설 연휴였던 올해 설 연휴는 해외여행, 특히 동남아와 일본 여행이 대박을 쳤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도 수십%가 상승하기도 하고, 그중 대부분이 동남아와 일본 여행객이었다. 또한, 이들 중 상당수가 동남아나 일본으로 떠나는 골프 여행객이다. 여행 예약플랫폼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1~2월 골프 패키지 상품 송출객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4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가장 많은 고객이 찾은 해외 골프 여행지는 일본 구마모토 (35%)였고, 태국 방콕(20%), 필리핀 클락 (17%), 베트남 다낭 (16%), 사이판 (5%)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해외 골프의 인기가 높아진 만큼, 제주도를 찾던 골퍼가 줄었다. 해외여행 정상화와 함께 올 게 온 셈이지만, 지나치게 높은 그린피나 각종 논란이 없었다면 타격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대중형 골프장 지정제도의 영향

올해부터 시행되는 대중형 골프장 지정제도 또 하나의 악재로 꼽힌다. 대중형 골프장 제도가 개편되어도 제주도 골프장은 큰 영향이 없고, 요금을 내릴 가능성은 낮지만, 수도권 골프장은 이 제도의 영향으로 요금을 낮추는 골프장이 여럿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도권 골프장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반대로 제주도 골프장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위기설이 아니라 현실

이제 제주도 골프장의 위기설은 더 이상 ‘설’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심각한 건, 제주도 골프장의 각종 악재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들이 아니며, 오랫동안 업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제주도 골프장이 위기를 극복하고 반전을 만들어내려면, 무엇보다 늦기 전에 위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게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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