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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코인, 암호화폐의 지속가능성

by Memepro 202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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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코인, 암호화폐의 지속가능성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의 선두주자 페이코인

페이코인은 다날의 자회사 PayProtocol AG가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초 실생활 암호화폐 결제 프로젝트이다. 페이코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거래소에서 페이코인(PCI)을 구매하거나 어플 내 지갑에서 BTC를 PCI로 스왑하여야 하며, 페이코인 앱에서 상품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가상자산과 경제생활의 연결을 목표로 2019년 1월에 설립된 페이코인은 2023년 1월 현재 320만명 이상의 유저와 15만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MAU는 70만명 이상으로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참고: 네이버페이 앱의 MAU 또한 70만명 가량이다.)

페이코인은 22년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 권고(다날, 다날핀테크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에 대응하여 사업구조 개편과 동시에 가상자산 지갑•보관업자에서 거래업자로 업종 변경을 위하여 실명 계좌 확보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마감기한인 22년 12월 30일 내에 실명계좌 확보에 실패하여 금융당국에 기한연장을 신청하였고, 23년 1월 6일 변경 신고 요건 불충족에 따른 기한 연장 불수리 통보를 받았다. 이에 페이코인 측은 불수리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하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에 재도전한다고 밝혔으나, 집행정지 신청이 각하되어 2월 5일부로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국내 서비스 중단, 해외 서비스는 운영 지속)를 일시 중단하게 되었다.

사업구조

페이코인은 이용자가 미리 구매한 PCI를 결제 대금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전자금융업법상 선불식 충전사업과 유사한 행태로 운영되고 있다. 암호화폐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에서 제외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코인이 지금까지 서비스 운영을 지속해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모회사인 다날의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규제 공백을 이용하였기 때문이다.

금융정보분석원의 지적사항은 페이코인의 사업구조에 있었다. 과거 페이코인의 지급결제 사업구조는 이용자가 결제 대금으로 지불한 PCI를 다날과 다날핀테크가 현금화 하여 가맹점에 정산하는 방식이었다. FIU는 PCI의 유통 과정에서 계열회사들도 PCI를 매수, 매도한다고 분석하여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해야 현행 구조대로 지급결제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페이코인 측은 발행사인 PayProtocol AG가 PCI를 직접 수취하여 결제금액 정산까지 담당하고, 다날핀테크는 앱 운영과 회원 마케팅을 맡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로 변경하였다. 또한, 22년 11월 이후 페이코인은 이용자보호센터를 오픈하여 PCI 가격 및 거래량, 거래대금, 소각 관련 공지사항을 공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명계좌 확보에 실패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업자로 업종을 변경할 수 없어, 2023년 2월 5일 국내 결제서비스를 중단하게 되었다.

 

국내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 현황

페이코인 이외에도 이미 국내에는 암호화폐를 발행하여 결제를 지원하는 다수의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 중 현재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되어있는 업체는 페이코인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가상자산사업자가 아닌 결제 플랫폼들은 현재 국내에서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은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정의에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은 ‘이전 가능한 금전적 가치가 전자적 방법으로 저장되어 발행된 증표 또는 그 증표에 관한 정보’로 정의되며 ‘전자화폐를 제외’하고 있다. 특히, 결제 지급 수단을 두 개 이상의 업종에서 사용 시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등록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국내에서 운영중인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의 공통적인 특징은 대부분 포인트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암호화폐를 그대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이용자들이 예치한 암호화폐와 동일한 가치의 포인트로 변환하여 결제에 사용하거나,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하더라도 단일 업종 관련 상품만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에게 현금 정산을 진행할 경우 이용자들이 포인트로 교환한 암호화폐를 현금화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확장되거나,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결국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현재까지 이들 프로젝트는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를 이용하여 기존 결제 서비스에 암호화폐를 추가하거나, 암호화폐에서 포인트로 한번 더 전환하는 과정을 통하여 선불전자지급수단이라는 방식으로 규제를 우회적으로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일부 플랫폼은 전자금융업 라이선스조차 획득하지 않은 채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 규제 공백 아래 사실상 방치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2년 5월 금융감독원은 암호화폐 지급결제 서비스 기업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후 점검 결과 발표 및 추가 조치사항에 대해서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암호화폐 사용의 이유

다양한 프로젝트들은 굳이 왜 암호화폐를 사용하여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할까? 이유는 기존 전자금융서비스의 수수료 구조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결제 구조에서 가맹점은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본사에 이중으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수수료율은 가맹점 매출에 따라 결제 금액의 최소 0.5%에서 최대 3.2%까지 상승한다.

암호화폐, 혹은 암호화폐 전환 포인트로 결제를 지원할 때, 가맹점들의 수수료 부담은 훨씬 낮아질 수 있다. 페이코인의 경우 사용자가 결제를 하면 결제금액의 0.2%를 수취하고 나머지 99.8%를 가맹점에 지급한다. 신용카드와 빅테크 업체들의 수수료율과 비교하였을 때 매우 낮은 요율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수수료율은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이 많은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뿐만 아니라 PG 사에서 가맹점으로 대금이 지급되는 기간이 평균 10~11일인 반면(휴대폰 PG의 경우 한달)에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의 경우 즉시 대금 지급이 이루어져,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가맹점들에게 우호적이다.

또한 결제 과정에서 VAN, PG 등을 비롯한 부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줄인 부대 비용을 이용자들에게 페이백이나 할인 혜택으로 제공할 수 있어 이용자 확보에도 용이하다.

 

사업 구조의 지속가능성

그러나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이 가지는 경쟁 우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존재한다.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의 이용자 확보 유인은 강력한 리워드 정책이다. 일반적인 커머스 플랫폼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할인폭은 상품 가격의 3~5% 정도이나 현재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에서는 대부분 10~20% 이상의 상시 할인을 제공하고 있고, 일부 품목에 한해서는 최대 50% 가량의 페이백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가맹점의 경우 정산을 받을 때 판매한 품목의 정가를 그대로 받기 때문에 할인에 대한 비용은 오롯이 플랫폼이 감당해야 한다. 결제 사업 이외에 다른 사업부가 존재하는 경우 해당 사업의 수익으로 결제 사업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으나, 결제 사업만 운영하고 있다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할인액 만큼 손실이 누적되는 것이다. 결국 손실누적으로 발생하는 현금 흐름 상 부족분은 신규 사용자들이 충전하는 금액으로 충당하여야만 자금이 돌아가게 된다. 이러한 사업 구조를 개선할 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 폰지 구조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리워드는 보통 할인액만큼의 암호화폐를 페이백 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발행량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신규 사용자 증가 시 일정 임계점이 넘어가면 지급할 수 있는 리워드 수량도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감소한 리워드 수량에도 불구하고 기존과 동일한 할인율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토큰 가치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밖에 없지만 변동성이 높은 암호화폐의 특성상 가치 변동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기존 토크노믹스를 수정하여 추가 발행을 통해 리워드를 지급하게 된다면 토큰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리워드 지급 토큰 수량을 제한하기 위하여 할인율을 낮출 경우 이용자들의 플랫폼 사용 유인은 감소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실시간 가치 반영 시스템을 악용하여 거래소에서 토큰 가격을 덤핑(가치 하락) 후 플랫폼 내 대량 구매를 통해 리워드 수량을 많이 획득하고, 이후 암호화폐를 펌핑하여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시장 조작의 위험성도 존재한다. 이와 같이 암호화폐 결제 사업은 초기에 많은 손실을 감수하여야 하며 많은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토큰 이코노믹스와 할인율 및 리스크 관리 방안을 치밀하게 설정하여야만 한다.

 

 

페이코인이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는 이유

다른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규제를 회피하고 있는 반면, 페이코인은 왜 사업 중단의 위험을 안으면서까지 암호화폐 직접결제와 가상자산사업자신고를 추진하고 있는 것일까?

사업 인가를 통해 정식 절차를 밟고자 하는 의지와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을 통한 신규 매출원 창출 목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상 모든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들은 현재 규제 밖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법리적 해석에 따라 포인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용되는 암호화폐가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되어 시정 명령을 받게 될 경우, 플랫폼은 사업 운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없이 사업을 운영하다 문제가 될 경우, PG사업의 영위하고 있는 모회사 다날에 미치게 되는 법적, 사업적 리스크 또한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페이코인은 이러한 잠재적인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통해 정식 인가를 받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다날은 휴대폰 결제 시장 점유율 1위이며, 신용카드 PG 부문에서도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이 결제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유저층을 바탕으로 큰 추가비용 없이 기존 사용자의 온보딩이 가능하며, 대금 지급 또한 PG사 대비 더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단기간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날은 이러한 시장 흐름에 대응하여 암호화폐 결제 시장을 선점해 유저를 확장하고, PG부문에 국한되어 있던 사업분야를 유통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싶을 것이다. 또한, 암호화폐 매출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여 추가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암호화폐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까지 바라보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기존 결제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되찾고, 페이프로토콜 블록체인 기반의 글로벌 결제 서비스 지원을 통한 새로운 매출원 창출을 목표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암호화폐 결제 운영 리스크와 머지포인트

2017년에 설립하여 20년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 상품권 사업을 시작한 머지포인트는 전 품목 20% 할인으로 21년도 8월까지 약 1년 7개월만에 누적 가입자 수 100만명, 제휴 가맹점 수 8만여 개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였다. 그러나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은 채 선불식 충전사업을 운영한 것이 적발되면서 56만명에게 2500억원의 손실을 입혔다.

 

파격적인 할인율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였지만, 결제 사업 이외에 추가적인 매출원이 없었던 머지포인트는 입금 되는 포인트 판매 대금보다 가맹점에게 정산해줘야 하는 금액이 더 큰, 애초부터 손실이 누적될 수 밖에 없는 사업 모델이었다. 물론 네이버페이, 쿠팡페이 등 대부분의 결제 플랫폼이 초기 단계에서는 강력한 리워드 혜택을 바탕으로 손실을 감수하며 이용자 및 가맹점을 확보 과정이 존재한다.

 

그러나 성공한 플랫폼은 결제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액을 충당할 수 있는 추가적인 매출원의 존재하였으며, 확대된 이용자를 기반으로 신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전환점들이 있었다.

페이코인과 밀크를 제외하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 대부분은 결제 사업만을 운영하고 있다.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써 암호화폐 적용에 일정수준 해결해야할 숙제를 안고 있는 이들 플랫폼의 경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업적, 법적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들이 현재는 규제를 회피하며 운영하고 있으나,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정립된 이후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할인액 충당 재원 마련)와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로의 개편이 필요할 것이다.

 

페이코인, 암호화폐 결제의 전망

현재 페이코인은 시중은행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을 위한 절차를 진행중이며, 23년 1분기 내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실명계좌) 확인서 확보하여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후 일시 중단된 국내 페이코인 결제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실명계좌 확보와 서비스 재개를 위한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페이코인이 실명계좌 확보를 진행중인 전북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에 이미 실명계좌를 제공하고 있는데, 고팍스는 고파이(가상자산예치서비스) 예치금 약 300억 가량을 고객들에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와 투자자 피해 예방을 위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전북은행 입장에서는 이미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고팍스에 이어 추가적으로 페이코인에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명 계좌를 확보하더라도 21년 9월 특금법 시행 당시 가상자산 거래소가 고객들의 실명계좌를 확보하는데 소요되었던 기간(약 1년 6개월)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서비스를 재개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 상용화는 가상자산 업계가 실물 경제와 연결되는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으며,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사업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 암호화폐의 사용과 관련한 법적인 정의와 구체적인 규제안이 정립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는 사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과 암호화폐 결제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규제의 틀이 명확하게 제시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 결제사업을 운영하는 프로젝트 측면에서도 규제 회피가 아닌 정식 인가를 통해 법적 리스크를 줄이고, 혁신적인 사업 모델 개발로 스스로 사업적 기회를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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